2007년 3월 28일
얼마전까지 잘 가지고 놀던 PSP를 니콘 S3와 교환하기로 했다.
잘 알고 지내는 지인과 교환하는 것이라 지인은 친절하게도
"형, 이거 조낸 흔들려"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링크를 보내주었는데...
http://shopping.naver.com/detail/detail.nhn?cat_id=00040104&nv_mid=1000163032&ani=0&tc=4
b. ... 하지만 별로 쓸데가없다는거-_-.,
c. 조금만 흔들려도 바로 티가 나니...,
등등의 무수한 악플을 다수.
악플들을 보면서 번개같은 내 머리는 빠르게 회전했다.
머릿속에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는....
"여보, 디카가 조금만 어두워도 사진이 흔들려"
"응 그건 말이야, 컴팩트 디카의 숙명 같은거라고나 할까? 사람들이 왜 큰 카메라를 사는지, 또 렌즈를 탈착 가능한걸 번거로워도 사는지 이제 조금 알겠지? 해맑게 자라는 우리 붕붕이를 위해서라면 D200 정도는 사야되는거야"
"그게 뭔데?"
(인터넷 뒤져서 보여주며)
"봐봐, 이 악플들, 대부분의 필카는 어쩔 수 없다니까, 그에 반해 D200은 어쩌구 저쩌구 해서 사진을 발꾸락으로 찍어도 브레송이 된다니까!"
"브레송은 누군데?"
"응, 프랑스 사람인데 지독한 수전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에셀알 카메라를 산 뒤로 예술처럼 사진을 찍기 시작했지"
(브레송 사진을 인터넷으로 보여주며)

"어머어머, 정말 그렇네. 그럼 우리도 카메라 바꿔야 붕붕이 이쁘게 사진 찍히겠네? 얼른 알아봐. 얼만지..."
이상이 내 머릿속에 구축된 시나리오였다.
버뜨, 비유띠, but, 그러나.
렌즈 어둡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쿨픽스 4500을 6년간 사용하면서 신의 호흡멈춤 자세와 동물적 상황판단 능력으로 1초 셔터렉을 커버하는 우리 마눌신에게 S3은 촛점 너무 잘맞고 흔들림 없는
좋은 디카 였다.
S3가 손에 쥐어쥔 뒤부터 마눌신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급 손놀림으로 사물을 잡아냈다.
실내에서 씬모드 인물로 돌려놓고 연사를 해도 흔들림없는 사진을 토해내는 마누라가 밉다.
PS : 브레송 형, 형아 이름 팔아서 미안.
(짤방은 마눌신의 쿨픽스4500 내공, 1초 셔터렉 및 어두운 렌즈에 씬모드 인물 및 야경 모드임을 감안해서 감상해주시라.)


그럴껄(tit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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